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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댁의 시골살이

스페인 고산의 월동준비

뮤즈 산들무지개 2016.09.02 18:22

나는 스페인 남편에게산똘이라는 한국식 별명을 붙여줬다. ‘산을 좋아하는 똘똘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이다. 게다가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남자에게는 어울리는 별명 같았다. 그런데 번의 겨울을 보내고 나니 남자의 한국 별명산똘산에서 나무하는 () 같은 나무꾼이라는 나만의 뜻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 이곳은 제삼세계에서도 아닌데, 장작이라는 연료로 겨울을 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스페인 나무꾼과 한국 선녀라는 별명으로 서로를 위로하면서 겨울을 보낸다. 여름의 화재 기간만 제외하고 우리는 곧장 전기톱과 안전모, 안전 의복을 챙겨 들고 산으로 간다. 물론, 전에 이곳의 산림 감시원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스페인도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환경보호에 대한 규약이 심하다. 숲과 특별한 나무는 문서로 만들어 졌고, 소유의 숲이라 해도 함부로 나무를 자를 없었다. 죽은 나무를 있다는 허락을 받으면, 힘이 닿는 , 전부터 나무를 자르고 패서 말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으면 장작이 적당히 마르지 않아 정작 필요할 때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 어느 날부턴가, 창고에 장작이 쌓이는 것이 배가 부른 것처럼 얼마나 흐뭇하던지! 도시 여자였던 자신이 이런 것에 행복을 찾다니~! 이런 모습을 발견하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 사람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돕는다. 

아직 두 돌도 지나지 않은 쌍둥이 아이들과 만4살이던 큰 아이가 지금 보니 새삼스럽다. 


그다음으로 우리가 준비하는 월동준비는 수확한 채소의 먹거리 저장이다. 한국처럼 김치를 담그면 좋으련만……

채소를 수확할 때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열매를 맺고 익어서 어떤 날은 넘쳐났다. 이웃과 가족에게 선물로 주어도 넘쳐나는 것이 제철 농사꾼의 고충이다. 보관할 곳도 없고, 먹다 먹다 지쳐 버려야만 하는 채소를 보면 채소밭을 운영하는 것인지 그것도 고통이었다. 우리에겐 냉동고 없는 태양열 냉장고가 있었지만, 채소는 며칠밖에 보관할 없었다. 냉동고라도 있었으면 얼려서 저장하지만, 우리에겐 냉동고를 돌릴 만한 충분한 전기에너지가 없었다. 우리 집 태양광 전지는 우리에게 필요한 최소의 생활 에너지만을 공급해주었다. 

 

그럼 어렵게 재배한 채소를 닭에게나 던져주라고?  

 

이렇게 흘려 지은 채소 농사를 헛되게 하는 것은 죄악이야! 어떻게 해서든 저장하는 방법을 알아봐야겠어!”

 

우리가 알아낸 방법의 하나는 한국식으로말리기였다. 한국의 친정엄마가 보내주시는 산나물, 고사리, 무말랭이, 멸치, , 고추 등에서 끌어온 해결방법이었다. 우리도 채소를 말리자! 햇빛 아래에서 말리는 방법이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이곳의 환경이 허락하지 않았다. ? 수시로 지나가는 떼가 펼쳐놓은 채소를 가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심이라도 날에는 멀리서 들리는 딸랑이 소리에 놀라 신발도 신지 않은 밖으로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떼들~! ! ! 저리 !”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양을 쫓을 수도 없는 . 그래서 우리는 고심 끝에 음식물 건조기를 사들였다.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천만다행이었다. 야생에서 나는 사과에서부터 딸기, 토마토, 양파, 당근, 양배추, 호박 모든 것을 원하기만 하면 말릴 있었다. 또한, 건조기계로 아이들에게 종이 사탕도 발명했다. 평소 먹지 않던 단호박을 오븐에 구워 얇게 펴서 건조 기계로 말리면 종이처럼 얇게 맛있는 사탕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사과 종이 사탕, 야생배 종이 사탕,  믹스형 종이 사탕 등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로 준다.

우리는말리기외에도 고장에서 주로 사용하던병조림저장법으로도 채소를 저장했다. 병조림의 대표적 저장법은 역시나 만들기이다. 산에서 나는 열매에서부터 밭에서 나는 딸기까지 다양하게 잼으로 만들어댔다, 야생배잼, 산딸기잼, 야생사과잼, 체리잼, 딱총열매잼, 딸기잼 등등. 잼은 아침 식사의 주요 메뉴로 등장하여 이곳에 살면서 번도 슈퍼마켓에서 사본 적이 없다.

 

채소 병조림은 적당히 반찬을 만들어 소독된 병에 넣고 밀봉 보관하는 법이다. 모든 음식이 병조림 방법으로 저장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좋았는지…… 폭설이 내리거나 폭우로 길이 차단되는 날이나 부탄가스가 떨어져 요리할 없을 때에 우리는 비상식량으로 사용했다.

 

~! 하고 병뚜껑을 따는 어느 겨울 날의 식탁은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이 되었다.

 


그렇다면 겨울철 육류는 어떻게 공급받을까?

 

이것도 남편의 활약이 실험적 단계를 거쳤다. 산똘은 기르는 닭이나 칠면조를

처리하는 일을 손수 했다. 도시에서 자란 그도 처음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난감하기만 했다. 우리는 여기에 들어와 살기 전까지는 채식주의자였는데 환경에 적응하자니 육식도 섭취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매일 고기를 먹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기른 동물을 년에 한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잡아서 먹기로 했다. 처음에는 멱을 따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던 산똘은 유튜브로 잡는 법까지 혼자 독학했다.

 

~ 대단한 발전이야!”

언제나 잡는 날에는 칭찬을 남편에게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칠면조를 잡는 날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칠면조 덩치가 닭에 비해 10 정도가 컸다면 컸지, 작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남편의 기술은 점점 늘어만 갔다.

 

우리는 닭고기나 칠면조 고기도 저장하여 먹었다. 병조림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으나 가장 놀라운 방법으로 말려서 육포로 저장하여 먹는 법이었다. 육포를 서양권에서는저크(jerk)’라고 한다. 저크를 위해 다양한 양념을 개발했는데, 그중에 불고기 양념을 바른 칠면조 육포가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우리의 월동준비는 실험과 실험을 거치면서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다양한 먹을 거리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실험해본다. 그중에서 가장 맛있고 먹기 좋은 것으로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다. 눈이라도 휘몰아치고 강풍이라도 불어대는 날이 이제는 걱정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든든한 저장음식이 있으므로. 


겨울 날, 똑~ 소리나는 똑똑한 행복이 나무하는 산똘만큼이나 정겹다. 



월간 [전원생활] 2016년 1월 호




6 Comments
  • 프로필사진 세레나 2016.09.02 22:06 신고 역시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상황이거나 시간에 지나면서 적응해가면서 익숙해지고 익숙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 인간에게 있는거 같네요 . 고산지대 산똘 산들님의 월동준비는 참 바쁘겠지만 어린 공주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같이 팔벗고 도우면서 정겨운 모습이 되겠네요. !! 방송에서 종이사탕 만드는 장면을 예전에 본적이 있는데 그게 음식말리는 기계였군요. 군침돌게 맛있어 보였는데 !!! 텃밭가꾸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꼭 해보고 싶네요. 채소들이 참 싱싱해보여요!! 정말 유기농!!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낸 저장음식으로 어떤 기상이변에도 산들님의 가족들은 든든할거같네요 !!
  • 프로필사진 뮤즈 산들무지개 2016.09.03 04:17 신고 하하하~! 정말 고사리손들이 우릴 도와 요즘은 한결 나아졌답니다.
    최근엔 한국 조카가 와줘서 그 손길은 더 빨라져 엄청나게 놀랐지요! 역시 똑 소리 나는 아이였어요.

    세레나 님도 텃밭을 가꾸고 싶은 희망이 있으시군요? 아자! 화분부터 시작하는 작은 집 텃밭은 어떤가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 프로필사진 엄영희 2016.09.03 02:28 신고 편리한 도시생활에선 상상이 안가는 스페인 고산지방의 삶은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것 같아서 신기할 따름 입니다~ 저도 시간을 멈춰 행복한 무공해 삶을 체험해 보고 싶네요^^(부럽당 ㅋ~~~)
    아름다운 참나무집 가족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프로필사진 뮤즈 산들무지개 2016.09.03 04:18 신고 아~ 저도 여기 살면서 정말이지 이곳이 과거의 그 시점은 아닌가 많이 생각했답니다. 정말로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막 거꾸러 흘러가는 느낌?

    그런데 그런 게 마음이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어릴 때부터 이런 동경을 하며 자라온 탓도 있을 듯해요.

    엄영희 님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에너지 가득찬 하루 되세요.
  • 프로필사진 프라우지니 2016.09.03 07:19 신고 산들님 정말 프로 작가처럼 쓰셨습니다. 읽기도쉽고 이해도 쏙쏙!! 좋습니다.^^
  • 프로필사진 승돌윤하맘 2016.09.04 10:59 신고 우와 대단하세요 진짜 사람은 환경에따라 적응하게 되있나봐요 여러가지 저장음식도 해서 보관하시고 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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