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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진

세상 모든 것, 까를라 브루니 Carla Bruni노래가 아름다운...... 이 선율 속에 묻혀 세상의 모든 걸 느껴본다. 더보기
빛바랜 마음 적시는 봄 안개비 빛바랜 마음 적시는 봄 안개비 새벽부터 내리는 이 안개비...... 비를 머금고 포근히, 엄마의 손처럼 천천히 감싸는 이 안개의 품 대지의 흙은 진한 커피 향 흑갈색으로 변했고, 겨우내 바람에 시달렸던 누런 풀은 어울리지 않는 오렌지로 변했다.하루쯤은 그렇게 진한 변신은 괜찮겠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자리한 천 년 묵은 참나무는 그 웅장한 피부가 더 매끈해진 것 같다. 그런데 이 참나무 혼자가 아니었어. 스캐너하는 안개비로 조금 그 속내가 엿보이는걸......표면에 묻은 이끼는 선명한 푸른 청동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맞다, 빛으로 반사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껍질엔 무수한 상처도 보였다.방해하지 않고 가만히 기대어 보고 싶었지. 천 년 묵은 이 나무, 절대 혼자가 아니었다. 표면 사이로 왔다 갔다 하.. 더보기
스페인 시할머니 이야기 한순간에 구십오 세의 할머니가 산소 튜브와 링거병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병원 침대에서 희미해져 가는 의식 앞에서 아무 생각 없었다, 사실 의식은 이십오년 전에 한둘 씩 놓았다, 끊임없이 잃어버린 그 의식으로 이제는 밥 먹는 것까지도 놓아버렸다, 밥 먹는 방법을 몰라 그저 어머니의 배에서 움틀 대는 태아와도 같았다, 존재 자체도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영역 안에서 유영하는 신비로움 그 자체가 되고 싶었다, 구십오 세의 그 할머니는 말이다 아들이 할머니를 보살폈다, 가끔은 힘겨운 일상에 화가 났다, 어느 순간 걷는 것도 잊고, 아니 잃고, 할머니는 그 가볍고 가벼운 무게를 아들에게 지탱하게 했다, 그 환경에 아들은 화가 났다, 결코 할머니에 화가 난 것은 아니다 여기가 어딘가요? 할머니는 자주 물었다, 여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