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시할머니 이야기
한순간에 구십오 세의 할머니가 산소 튜브와 링거병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병원 침대에서 희미해져 가는 의식 앞에서 아무 생각 없었다, 사실 의식은 이십오년 전에 한둘 씩 놓았다, 끊임없이 잃어버린 그 의식으로 이제는 밥 먹는 것까지도 놓아버렸다, 밥 먹는 방법을 몰라 그저 어머니의 배에서 움틀 대는 태아와도 같았다, 존재 자체도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영역 안에서 유영하는 신비로움 그 자체가 되고 싶었다, 구십오 세의 그 할머니는 말이다 아들이 할머니를 보살폈다, 가끔은 힘겨운 일상에 화가 났다, 어느 순간 걷는 것도 잊고, 아니 잃고, 할머니는 그 가볍고 가벼운 무게를 아들에게 지탱하게 했다, 그 환경에 아들은 화가 났다, 결코 할머니에 화가 난 것은 아니다 여기가 어딘가요? 할머니는 자주 물었다, 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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